자개 공예는 어떻게 만들까?|자개 뜻과 나전칠기 만드는 과정
빛을 받을 때마다 파란색과 초록색, 보라색 등 오묘한 빛깔이 나타나는 자개.
오래된 자개장이나 자개 보석함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요즘에는 가구뿐 아니라 작은 소품과 액세서리에도 자개가 사용되면서 자개 공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자개는 무엇으로 만들고, 단단한 나무 위에는 어떻게 저렇게 섬세한 무늬를 만드는 걸까요?
오늘은 자개의 뜻부터 우리나라 전통 자개 공예인 나전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알아보겠습니다.
1. 자개 뜻, 정확히 무엇일까요?
자개는 조개껍데기를 가공해 공예품을 장식하는 데 사용하는 재료입니다.
나전칠기에는 주로 전복과 소라, 진주조개 등의 껍데기가 사용됩니다.
조개껍데기를 얇게 가공하면 표면에서 특유의 영롱한 빛이 나타나는데요.
이렇게 가공한 자개를 여러 모양으로 잘라 나무로 만든 함이나 장, 소품 등의 표면에 붙여 무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자개장’이라고 부르는 가구도 이러한 자개 장식이 사용된 대표적인 물건입니다.
2. 자개와 나전은 같은 말일까요?
비슷하게 사용되지만 정확히 보면 의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개가 공예에 사용하는 조개껍데기 재료를 가리킨다면, 나전은 얇게 가공한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잘라 물건의 표면에 붙이거나 박아 장식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나전 장식을 옻칠한 기물에 적용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전칠기입니다.
즉, 자개는 재료이고 나전은 자개를 이용하는 장식기법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3. 자개 공예는 어떻게 만들까요?
전통적인 나전칠기는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먼저 나무로 장이나 함 같은 기물의 기본 형태를 만듭니다. 이것을 백골이라고 합니다.
표면을 고르게 다듬은 뒤 옻칠 작업을 위한 밑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표현할 문양의 밑그림을 옮깁니다.
다음으로 준비한 자개를 문양에 맞게 자르고 하나씩 붙여나갑니다.
하지만 자개를 붙였다고 바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개를 모두 붙인 다음 다시 옻칠을 여러 겹 올리고 충분히 말린 뒤 표면을 연마하고 광을 내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나전칠기의 화려한 무늬가 드러납니다.
4. 자개는 어떻게 무늬로 만들까요?
자개로 무늬를 표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끊음질’입니다.
끊음질은 자개를 가늘고 길게 만든 뒤 작은 조각으로 끊어가며 이어 붙여 무늬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직선은 길게 이어 붙이고 곡선은 작은 자개 조각을 촘촘하게 연결하면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나전 칠 연상에서도 이러한 끊음질 기법을 이용해 기하학적인 무늬를 표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은 자개 조각이 수없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큰 무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5. 왜 자개는 보는 방향마다 색이 달라질까요?
자개 공예의 가장 큰 매력은 빛에 따라 달라져 보이는 색입니다.
자개는 단순히 표면에 색을 칠해 반짝이게 만든 재료가 아닙니다.
조개껍데기 자체의 구조 때문에 빛이 들어오고 반사되는 과정에서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같은 자개 무늬라도 빛의 방향이나 보는 위치에 따라 파란빛, 초록빛 또는 붉은빛처럼 조금씩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검은색이나 짙은 옻칠 바탕 위에 자개가 놓이면 이러한 빛깔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나전칠기 특유의 화려한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6. 자개장에는 어떻게 큰 그림을 만들었을까요?
자개 공예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래된 자개장입니다.
장롱처럼 넓은 가구의 표면에는 꽃과 나무, 새, 사슴, 학과 같은 다양한 무늬가 자개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나전 기법이 소반이나 장롱 같은 생활 가구로 확대되면서 보다 대중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작은 자개 조각을 이어 붙이거나 무늬 모양으로 잘라 배치하면서 넓은 가구의 표면에도 하나의 그림처럼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남아 있는 조선시대 나전칠기에서도 모란과 매화, 봉황, 포도와 넝쿨 등 다양한 무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7. 고려와 조선의 나전칠기는 모습도 달랐습니다
우리나라에 현재 전해지는 나전칠기는 고려시대 작품부터 확인됩니다.
고려 나전칠기는 작은 꽃과 넝쿨 같은 무늬를 매우 촘촘하고 정교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무늬가 점차 커지고 바탕의 여백을 활용한 표현도 나타났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 사슴과 학처럼 자연과 생활에서 친숙한 소재들도 나전칠기 무늬로 많이 사용됐습니다.
같은 자개를 이용하더라도 시대에 따라 무늬와 표현방식이 달라졌던 것입니다.
8. 오래된 자개 공예가 지금도 특별한 이유
자개 공예는 단순히 조개껍데기를 붙여 반짝이게 만드는 장식이 아닙니다.
나무로 기물을 만들고 표면을 다듬은 뒤 옻칠을 하고, 자개를 하나씩 가공해 무늬를 만들고 다시 여러 차례 칠과 연마를 반복해야 합니다.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완성까지 여러 전통 기술이 함께 들어가는 공예입니다.
과거에는 경전함과 옷상자, 문방가구와 장롱 등에 사용되었던 나전이 오늘날에는 다양한 생활소품과 현대 공예품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에 자개장이나 자개 공예품을 보게 된다면 반짝이는 무늬만 보지 말고 가까이에서 작은 자개 조각도 한번 살펴보세요.
작은 조개껍데기 하나하나가 이어져 하나의 무늬가 되는 과정을 알고 보면 자개 공예가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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