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가 있는 나들이 문화가 있는 나들이

궁궐 지붕 위 작은 동물들은 무엇일까? 잡상에 숨은 이야기 7가지

읽는 시간 약 7분

궁궐이나 전통 건축물을 자세히 바라보면 지붕 위에 작은 조각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동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은 장식물을 흔히 잡상이라고 부릅니다.

잡상은 단순히 지붕을 꾸미기 위한 장식으로만 보기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궁궐의 어떤 건물에는 잡상이 있고 어떤 건물에는 없으며, 건물마다 그 수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궁궐 여행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잡상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1. 궁궐 지붕 위에 줄지어 있는 잡상

잡상은 주로 궁궐 건축물 등의 지붕마루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장식물입니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같은 궁궐을 방문했을 때 건물 지붕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형상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줄지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건물 전체의 웅장함에 먼저 시선이 가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한번 잡상의 존재를 알고 나면 궁궐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지붕을 올려다보게 됩니다.

2. 잡상은 왜 지붕 위에 올렸을까?

전통적으로 잡상에는 건물을 장식하는 기능과 함께 나쁜 기운이나 화재 등 재앙을 막기를 바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목조건축에서는 불이 특히 큰 위험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건물이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여러 건축 장식과 상징에 반영되었습니다.

다만 잡상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전해지므로 하나의 이야기만을 절대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 건축문화 속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잡상은 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멀리서 잡상을 보면 작은 동물들이 줄지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형상은 모두 같은 모습이 아닙니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부터 다양한 동물이나 상상 속 존재를 떠올리게 하는 형상까지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각 형상의 명칭과 해석은 문헌이나 설명자료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궁궐에서 잡상을 볼 때는 단순히 ‘동물 장식’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각각 다른 형상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람 방법입니다.

잡상에는 어떤 인물들이 있을까?

잡상은 멀리서 보면 작은 동물들이 줄지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동물, 상상 속 존재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형상이 있습니다.

국가유산포털이 소개하는 「상와도」의 기록에서는 마루 끝에서 위쪽으로 대당사부, 손행자, 저팔계, 사화상, 이귀박, 이구룡, 마화상, 삼살보살, 천산갑, 나토두 등의 순서가 전해집니다.

이 가운데 대당사부는 삼장법사, 손행자는 손오공을 가리키며 저팔계와 사화상(사오정) 등 『서유기』와 연결되는 이름도 있습니다.

따라서 궁궐 지붕의 잡상은 단순히 작은 동물 조각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여러 인물과 존재를 형상화한 장식기와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잡상과 서유기의 관계는 무엇일까?

궁궐 잡상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입니다.

잡상의 첫 번째인 대당사부는 삼장법사를 가리키며 손행자는 손오공, 이어 저팔계와 사화상 등 『서유기』와 연결되는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잡상 전체가 『서유기』 등장인물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닙니다. 여러 토신과 다른 형상도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잡상은 『서유기』와 관련된 인물뿐 아니라 여러 상징적인 존재들이 함께 궁궐 지붕을 지키는 모습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5.잡상은 왜 홀수로 세울까?

궁궐의 모든 건물에 같은 수의 잡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잡상은 보통 3좌를 기본으로 하고 5개, 7개, 9개 등 홀수로 설치됐습니다.

건물의 규모와 격에 따라서도 잡상의 수가 달라집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자료를 보면 경복궁의 중심 전각인 근정전에는 7개의 잡상이 있고, 경회루에는 11개의 잡상이 올라가 있습니다.

따라서 궁궐을 방문했을 때 서로 다른 전각의 잡상 개수를 직접 비교해 보는 것도 전통건축을 관찰하는 재미있는 방법입니다.

6. 경복궁·창덕궁에서 잡상 찾아보기

잡상을 직접 보고 싶다면 궁궐 여행이 좋은 기회입니다.

경복궁과 창덕궁을 비롯한 궁궐의 여러 전각에서 지붕마루를 유심히 관찰하면 잡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건물 정면만 바라보기보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지붕의 전체 형태를 살펴보면 작은 잡상들이 더욱 눈에 잘 들어옵니다.

궁궐을 방문할 때 건물의 이름과 역사만 확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처마, 단청, 기와, 잡상 같은 세부 요소를 함께 살펴보면 전통 건축을 이해하는 재미가 커집니다.

지붕 위 장식이 모두 잡상은 아닙니다

궁궐 지붕 위에 있는 장식물을 모두 잡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통건축 지붕에는 잡상 외에도 용두, 취두, 치미 등 여러 종류의 장식기와가 있습니다.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궁궐의 용마루 양 끝에는 용 모양의 용두, 독수리 모양의 취두, 솔개 모양의 치미 등이 설치되고 추녀마루나 내림마루에는 잡상과 용두가 설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식기와에는 건물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는 장식적인 의미와 함께 재앙이나 악귀를 막기를 바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7. 잡상을 알면 궁궐 여행이 달라진다

문화유산은 아는 만큼 새로운 모습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그저 아름다운 궁궐 지붕으로 보였다면 잡상의 존재를 알고 난 뒤에는 “저 지붕에는 잡상이 몇 개 있을까?”, “다른 전각과 무엇이 다를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아이와 함께 궁궐을 방문한다면 지붕 위 잡상을 찾아보거나 개수를 세어보는 것도 하나의 문화유산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 궁궐을 찾게 된다면 화려한 단청과 웅장한 전각만 바라보지 말고 지붕 끝의 작은 형상도 한번 찾아보세요.

작은 잡상 하나에서도 옛 건축에 담긴 상징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경복궁을 방문한다면 근정전과 경회루의 지붕을 비교해 보세요.

근정전에는 7개, 경회루에는 11개의 잡상이 있어 건물에 따라 잡상의 수가 다르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잡상만 찾지 말고 용두·취두·치미 같은 다른 지붕 장식도 함께 살펴보세요.

궁궐의 지붕은 단순히 비를 막는 구조물이 아니라 건물의 격과 상징, 당시 사람들의 바람까지 담아낸 전통건축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caruna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