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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주란 무엇일까?|단청에 쓰는 붉은 안료와 석간주 가칠

읽는 시간 약 7분

궁궐이나 사찰 같은 오래된 목조건축물을 보면 기둥과 벽, 단청에서 짙은 붉은색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붉은색을 만드는 데 사용해 온 우리 전통 안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석간주’입니다.

석간주는 붉은 흙이나 암석에서 얻은 재료로 만드는 천연 안료로, 목조건축물의 바탕을 칠하는 석간주 가칠부터 단청 문양을 채색하는 데까지 사용됐습니다.

그렇다면 석간주는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사용했을까요?

석간주 안료의 재료와 채취·제조방법, 가칠의 뜻부터 최근 개발된 새로운 석간주 대체 안료까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석간주란 무엇일까?

석간주(石間硃)는 자연에서 얻은 붉은색 계열의 전통 안료입니다.

산화철 성분을 함유한 붉은 토양이나 자연 풍화토, 암석과 광물 등을 원료로 만들어 붉은색을 냅니다.

옛 목조건축물의 단청을 조사한 자료에서도 석간주는 대표적인 적색계열 안료 가운데 하나로 확인됩니다.

우리가 전통 건축물에서 보는 붉은색이 모두 석간주는 아니지만, 석간주는 오랫동안 사용돼 온 중요한 전통 안료입니다.

석간주의 원료인 붉은색 천연 안료 가루

2. 석간주 안료는 어디에 사용했을까?

석간주는 궁궐이나 사찰을 비롯한 목조건축물의 단청에 사용됐습니다.

특히 목재 표면에 바탕색을 칠하는 ‘가칠’부터 여러 단청 문양을 채색하는 데까지 폭넓게 활용됐습니다.

전통 단청에는 석간주 외에도 황토, 뇌록, 석록, 석청, 주사 등 여러 천연 안료가 사용됐습니다.

색깔마다 사용하는 원료가 달랐고, 여러 안료를 이용해 우리가 알고 있는 화려한 단청의 색을 만들었습니다.

3. 석간주 가칠이란?

검색하다 보면 ‘석간주 가칠’이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가칠은 목조건축물의 표면에 한 가지 색을 기본적으로 칠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화려한 무늬를 그리기 전 목재에 기본적인 색을 입히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때 붉은색 석간주를 사용하면 ‘석간주 가칠’이라고 부릅니다.

석간주는 단순히 장식을 위한 색으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전통 목조건축물의 외관을 이루는 중요한 재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4. 석간주는 어디에서 얻었을까?

석간주의 원료는 산화철을 포함해 붉은색을 띠는 토양이나 암석 등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문헌에 원료 산출지로 기록된 울릉군 서면 태하리 황토굴의 주토, 즉 붉은 흙을 이용해 전통 석간주를 복원하는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태하리 황토굴 일대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겼습니다.

문화유산을 수리할 때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전통 안료를 확보하려면 기존 원료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국내 원료를 찾는 연구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5. 석간주 안료는 어떻게 만들까?

전통 천연 안료는 자연에서 얻은 흙이나 암석을 그대로 칠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료를 잘게 분쇄하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필요한 크기의 안료 입자를 골라내는 여러 가공과정을 거칩니다.

대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수비법’입니다.

수비법은 물이나 아교수 속에서 입자의 크기에 따라 가라앉는 속도가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해 안료 입자를 분리하는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석간주를 비롯해 황토·뇌록·백토·석록·석청·주사 등 천연 무기안료의 전통 제조기술을 연구해 왔습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석간주 안료 연구 자세히 보기

6. 왜 새로운 석간주 안료가 필요했을까?

전통 안료를 문화유산 수리에 계속 사용하려면 색만 비슷하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료를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어야 하고, 비와 햇빛 등 외부 환경에서도 색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 석간주의 원료로 연구됐던 울릉도 태하리 황토굴의 주토는 원료 확보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에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면서 기존 석간주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천연 원료를 찾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7. 평창의 붉은 돌에서 새로운 석간주를 찾았습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강원도 평창에서 나오는 ‘적색 셰일’입니다.

셰일은 진흙 등이 쌓여 굳어진 퇴적암입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평창의 적색 셰일을 이용해 기존 석간주를 대체할 수 있는 전통 안료를 만들었습니다.

적색 셰일 원료를 분쇄하고 수비한 뒤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일정한 품질의 안료를 만드는 기술도 확보했습니다.

시험 결과 이 안료는 기존 석간주를 대체할 수 있는 색상과 성능, 색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8. 붉은색뿐 아니라 항균 기능도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적색 셰일 안료에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발견됐습니다.

목조건축물의 목재를 손상시키는 부후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항균성이 확인된 것입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시험에서는 평창 적색 셰일로 만든 안료가 울릉도 태하리 황토굴의 주토로 만든 기존 석간주 안료보다 부후균에 대한 항균성이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로운 안료는 국가유산청의 전통 재료 인증제 품질기준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원은 이 제조기술을 국유특허로 등록하고 앞으로 관련 민간기관에 기술을 이전해 생산과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9. 오래된 단청의 붉은색에도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궁궐이나 사찰에서 단청을 볼 때 우리는 보통 화려한 무늬부터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 색을 만드는 재료까지 살펴보면 문화유산을 보는 재미가 달라집니다.

석간주는 자연에서 얻은 붉은 흙과 암석을 가공해 만든 전통 안료이고, 목조건축물의 가칠과 단청 문양에 오랫동안 사용돼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통적인 색을 재현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원료와 문화유산 보존에 도움이 되는 기능까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궁궐이나 사찰의 붉은 기둥과 단청을 만난다면 ‘이 붉은색에는 어떤 안료가 사용됐을까?’ 한번 살펴보세요.

평소 그냥 지나쳤던 전통 건축의 색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한국 전통 목조건축물의 붉은색 기둥과 처마 단청 모습
car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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